선생님은 못 보셨다는데, 집에서는 계속 움직인다면

학교에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는데,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눈을 깜빡이거나 몸을 움찔거린다고 해보겠습니다. 보호자는 학교에서 참고 있다가 집에서 한꺼번에 그러는지, 집에서만 생긴 버릇인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틱은 하루 종일 같은 정도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든 아이는 잠깐 움직임을 억누를 수도 있고, 피곤하거나 긴장한 뒤 집에서 더 눈에 띄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늘어나는 틱을 모두 ‘학교에서 참은 결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보였는지만 묻기보다 아이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집에 돌아온 뒤 무엇이 어려운지를 이어서 묻겠습니다.
교실에서 조용했던 하루가 편안했던 하루일까요?

틱을 잠시 억누를 수 있다는 것과 마음대로 멈출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수업 중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게 애쓰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 경우 선생님이 틱을 못 보셨더라도 아이는 수업에 집중하기가 힘들었거나, 쉬는 시간까지 긴장을 놓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업 중에는 편안했고 귀가 무렵 피로가 쌓이면서 움직임이 잦아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학교에서는 잘 참으면서 왜 집에서는 못 참니?’라고 묻기보다, 학교에서 몸이 움직이고 싶은 느낌 때문에 힘들었는지, 친구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는지 차분히 들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으니 답을 재촉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생님에게도 틱을 보셨는지만 확인하기보다 읽기나 쓰기, 친구 관계에서 아이가 불편해 보였는지 물으면 낮 동안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집에 온 아이에게 ‘그만해’ 대신 필요한 것

귀가 직후 움직임이 잦다면 그때마다 지적해 멈추게 하기보다, 아이가 잠시 쉬고 평소의 일과로 넘어갈 여유를 주어 보세요. 틱에 계속 시선을 모으면 아이는 쉬는 시간에도 자기 움직임을 의식하게 됩니다.
쉬고 나서 줄어드는지, 저녁까지 계속되어 식사·숙제·잠을 방해하는지는 다음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한의 진료에서도 움직임 하나만 떼어 보지 않겠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떤 부담이 있었고, 집에서는 어느 시간에 심해지며, 잠과 피로가 달라진 날에는 어땠는지 함께 살핍니다.
한의학에서 몸의 긴장과 회복 상태를 살핀다는 말은 틱의 원인을 한 가지 ‘체질’로 정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실제로 겹쳐 나타나는 불편을 살펴 생활 조절이나 치료에서 무엇을 먼저 다룰지 정하려는 과정입니다.
이미 틱장애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 중이라면 그 경과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집에서만 보여도 진료를 생각할 때

집에서만 보인다는 이유로 오래 힘든 상태를 넘길 필요는 없습니다. 목이나 어깨가 아플 만큼 움직이거나, 잠·학교생활·친구 관계가 흔들리거나, 아이가 틱 때문에 괴로워한다면 평가를 받아보세요.
틱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움직임도 진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지는 움직임의 횟수만이 아니라 아이가 겪는 불편과 생활의 영향을 바탕으로 정합니다.
필요한 경우 틱에 대한 행동치료 등도 의료진과 논의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 보호자의 관찰이 다르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교실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부담과 집에서 드러나는 피로를 함께 들으면,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