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을 멈춘 동안에도 몸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교실이나 진료실에서는 한동안 눈을 깜박이거나 소리를 내지 않다가 집에서 다시 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밖에서는 참았는데 집에서는 왜 못 참을까’ 하고 묻게 됩니다.
본인도 잠시 멈출 수 있었으니 더 오래 참아야 하나 싶을 수 있고요.
하지만 잠깐 억제할 수 있다는 것과 원할 때마다 계속 멈출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뚜렛증후군의 운동 틱과 음성 틱은 나타나는 횟수와 강도가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틱이 나오기 전 눈가가 답답하거나 목을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움직임이나 소리를 잠시 억제해도 그 느낌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 조용해 보이는 동안에도 불편을 견디고 있는 셈입니다.
모든 사람이 틱 전의 느낌을 뚜렷하게 경험하거나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아이가 그 느낌을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틱을 일부러 한다거나 불편이 없다고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저희는 눈에 보이는 틱의 횟수와 함께, 참으려 할 때 무엇이 힘든지도 듣습니다.
한 번 틱을 하고 나서도 다시 반복되는 이유

틱을 한 뒤에 앞서 느낀 답답함이 잠시 누그러지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음 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느낌이 다시 생길 수 있고, 뚜렷한 사전 감각이 없는 사람에게도 틱은 반복됩니다. 틱 자체도 시간이 지나며 심해졌다 약해지는 경과를 보입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틱이 다시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낮에 참은 탓에 평소보다 더 심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조금 전에는 안 했으니 지금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 참는 동안의 불편과 반복되는 경과가 빠집니다.
틱이 다시 나타날 때 무엇이 힘든지도 다릅니다. 눈을 세게 깜박여 눈 주위가 아픈지, 목을 흔들어 통증이 생기는지, 소리를 억제하느라 수업이나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운지에 따라 줄이고 싶은 부담이 달라집니다.
참은 시간만 재서는 이런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초조하고 잠들기 어려울 때, 먹고 쉬어도 지칠 때

틱은 피곤하거나 잠이 부족한 날, 긴장되는 자리에서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늘 심해지는 것은 아니며, 긴장이나 수면 부족이 뚜렛증후군을 일으켰다는 뜻도 아닙니다.
저희는 틱이 달라진 시점에 잠과 기력, 식사와 소화, 초조함도 어떻게 변했는지 살핍니다. 그 차이가 지금 함께 다뤄야 할 불편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갑자기 나타나는 반복적인 움직임을 ‘풍’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풍’이라는 말만으로 치료를 정하지는 않습니다.
틱이 두드러지는 시기에 짜증과 안절부절못함이 심하고 잠들기도 어렵다면, 움직임과 함께 불안정하고 달아오른 상태를 봅니다. 이를 ‘열’이나 ‘화’의 양상으로 해석해 움직임을 가라앉히고 초조함과 잠의 문제를 다루는 방향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나서 틱이 생겼다는 뜻이 아니라, 실제로 함께 힘들어진 상태를 치료 목표에 넣는 것입니다.
반대로 식욕이 떨어지고 쉽게 지치며 묽은 변이 계속된다면 식사와 소화, 회복의 부담에 무게를 둡니다. 한의학에서 ‘비를 돕는다’는 말은 음식을 먹고 소화해 몸을 지탱하는 기능을 돕겠다는 뜻입니다.
기력이 부족해서 틱이 생겼다고 단정하는 설명은 아닙니다. 두 양상이 겹치기도 하므로, 무엇이 오래 이어졌고 지금 가장 힘든지를 틱의 경과와 함께 봅니다.
틱의 횟수와 함께 통증·잠·일상 부담을 줄이려면

틱이 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경과를 살피는 것도 선택지입니다. 치료가 필요할 때에는 틱의 횟수뿐 아니라 틱 전의 불편, 움직임으로 생기는 통증, 잠과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목표로 정합니다.
틱에 대한 포괄적 행동치료인 CBIT에서는 틱이 오기 전 신호를 알아차리고 그 틱과 양립하기 어려운 다른 반응을 연습합니다. 단순히 오래 참으라고 요구하는 방법과는 다릅니다.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도 고려합니다.
한약을 고려할 때는 반복되는 움직임과 소리를 줄이려는 목표와 동반 불편을 함께 반영해 처방을 구성합니다. 초조함과 잠들기 어려움이 두드러지면 움직임을 가라앉히는 치료 방향에 열과 초조함, 잠의 문제를 다루는 약재를 함께 구성합니다. 식욕 저하·묽은 변·피로가 오래 이어진다면 소화와 기력을 돕는 약재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을 생각합니다. 틱을 다루는 동안 함께 힘든 상태도 치료하되, 각각 무엇을 줄이려는 처방인지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침을 고려한다면 틱의 양상과 동반 불편에 맞춰 머리·팔다리 등에 있는 혈자리를 선택해 자극합니다. 아이가 치료받는 동안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지, 침 자극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따라 적용 방법을 정합니다. 한약과 침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함께 사용할지는 틱과 동반 불편의 부담, 아이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침이나 한약을 고려하더라도 치료 뒤에는 잠이나 소화가 달라졌는지와 틱의 강도·일상 부담이 달라졌는지를 구분해 봐야 합니다. 동반된 불편이 나아졌다는 것만으로 틱도 줄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침과 한약을 조사한 연구는 있지만 방법과 결과에 차이가 있어 특정 치료가 틱을 줄인다고 보장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특히 아이의 나이, 현재 받는 행동치료와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한 뒤 치료 방법과 병행 여부를 정해야 합니다.
저희가 먼저 듣고 싶은 것은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었는지가 아닙니다. 틱을 참는 동안 무엇이 불편했고, 다시 나타났을 때 몸과 일상에 어떤 부담이 남았는지입니다.
그 경과를 알아야 움직임 자체와 함께 초조함·잠, 또는 식사·소화·기력 가운데 무엇을 치료 목표로 삼을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